한국산업경영시스템학회

지난해 2월에 유럽연합(EU)에서 기업 공급망 실사법을 공식화하였습니다. 2024년부터 발효되는 이 법에 따르면, 유럽에 최종재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EU 공급망 실사법의 대상이 됩니다. EU 공급망 실사법은 기존 제도와 다르게 ESG 전반에 대한 실사 의무를 규정하고 있어서 구체적으로 준비가 필요합니다.

EU의 지침에 따라 대상이 되는 기업은 실사 규정을 마련해 매년 원재료 확보에서 상품, 서비스 제작과 최종 유통에 이르는 공급망을 관리해야 합니다. 공급망 실사법은 ESG경영 차원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기업이 ‘지속가능하고’, ‘책임감 있는’ 경영활동을 하도록, 공급망 안에서 환경, 인권, 윤리를 저해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판단하고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합니다.

최근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에 따라서 환경에 대한 요구와 함께, 인권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부분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기업의 인식이 아직은 초보 수준입니다. 공급망 내 ESG경영 수준이 미흡하면 원청사로부터 계약, 수주 파기가 우려됩니다.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은 이미 선제적으로 투자 기업들의 공급망의 ESG 이슈에 대한 관리 내용을 살펴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영국 보험사 아비바는 기업의 공급망 관리가 부족하면 적극적으로 기업에 이사 선임 등을 통해 정책에 관여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해당 법에 대상이 되는 한국 기업은 약 4,000여 개사로 파악되고 있는데, 한국 기관투자가들도 이들 기업에 본격적으로 리스크에 대한 투자 전략을 반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제 ESG경영이 공급망 이슈와 함께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항상 위기는 위험과 기회가 같이 옵니다. 우리에게 힘들다면, 경쟁자들에게도 힘든 상황일 것입니다. 공급망 실사법에 대응을 위해 발 빠르게 ESG경영을 구축한다면, 대한민국 기업에 위험이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융합경영 리뷰 편집위원장